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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구독 일지 (210101-210103) "올해도 상한제 '로또 분양' 계속" (원문보기, 신연수 기자, 2021. 01. 01., A21면) 분양가 상한제가 주택 가격 안정에 기여하기는커녕, 투기 심리만 더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낮은 수준으로 규제된 분양가가 주변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주어야 정책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책의 효과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했다. 분양 주택의 가격이 주변 시세를 따라가면서, 청약 당첨자는 큰 시세 차익 또는 평가 차익을 남기게 된다. 소위 "물타기"가 가능하려면, 그만한 물량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신규 공급 주택의 물량은 기존 주택 수에 비해 현저히 적을 것이라는 게 어떠한 계산 없이 직관적으로도 자명하다. 그렇다면 신규 주택 분양은 확실한 투자처가 된다. 투자자는 아비트라지(arbitrage) 기회를 .. 2021. 1. 2.
financier - 재무 전문인력 또는 디저트 피낭시에 보험에 가입한다든지, 아니면 웹사이트에 새로운 계정을 생성한다든지 할 때 직업을 기재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나열된 직업들을 살펴보며 스크롤을 내려보지만 해당사항 없음의 연속이다. 결국 선택하게 되는 직업은 "회사원". 직업을 지칭하는 보통명사들 중에서도, 가장 순도가 높은 듯하다. 회사에 고용되어 임금을 대가로 일하는 사람. 어떤 사람을 회사원이라고 부를 때, 소득이 있는 노동자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개성있는 정보를 알 수 없다.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회사원은 좋은 직업이다. 그러나 몰개성적이기 때문에, 회사원인 나는 다른 회사원에 의해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어 보인다. 회사의 필요에 의해, 이쪽 부서에 붙였다가 또다시 저쪽 부서에 붙여져도 되는 부속품. 물론 시스템으로 .. 2021. 1. 2.
가치의 합리적 추정 - 『가치의 모든 것』 감상 『가치의 모든 것』의 저자 마리아나 마추카토 (Mariana Mazzucato) 교수는 그동안 소외된 개념이었던 "가치"를 전면에 불러와, 경제학을 다시 이야기 해보자고 제안한다. 최근의 주택 가격 폭등 뉴스를 보고 있자니, '과연 집의 가치는 얼마일까' 의구심이 들던 터였다. 지금의 집 값이 주거의 공간 그리고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저금리 시대의 팽창된 유동성으로 거품이 잔뜩 낀 가격인지 판단이 어려웠다. 가치에 대한 논의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양장 제본의 표지를 넘겼다. 번역서의 경우 항상 책 앞머리의 원서 제목을 확인한다. 『가치의 모든 것』의 원제는 everything of value 가 아니라, "value of everyt.. 2020. 11. 23.
생존 요리 #1. 두부조림 (기획의도) 냉장고에 오랫동안 보관해온 양파, 유통기한이 임박한 두부를 처리하기 위한 요리 슈퍼 정육코너에 돼지고기 다짐육이 안 보여서, 다진 소 앞다릿살로 FLEX 해버렸습니다. 포장한지 이틀 경과, 유통기한까지 하루 남은 고기라 4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했습니다. 고기를 대략 100g 썼으니 1,980 원 정도의 가격이겠네요 : O 구구절절 고기 얘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이 두부조림의 주재료가 소 앞다릿살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두께로 썰어주면 보기에 좋겠지만, 생존요리에서 균일한 두께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써는 방법에 따라 양파 모양이 정해진다고 실과 수업시간에 배웠던 것 같지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실과를 모르시는 분은 그냥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ㅠ.ㅠ) TV에서 백종원 선생님께서 양파는 볶.. 2020. 4. 6.
사내유보금에 대한 해명과 또다른 제안 한국경제, 2020. 03. 24., A35 (원문 보기) 사내유보금에 대한 오해가 있다. 는 상식에 미치지 못하는 황당한 주장으로 몰아세운다. 사내유보금이 기업 곳간에 쌓아둔 현금이라는 오래된 오해 때문에, 해명을 반복하느라 피로감을 느낄만도 하다. 한 번 널리 잘못 알려진 개념을 바로잡기까지는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사내유보금을 재원으로 재난 소득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왜 황당한지 다시 한 번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자. 사내유보를 다른 말로 풀어써보자면, "기업의 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지 아니함"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업의 매출에서 모든 비용을 차감하고, 법인세까지 차감하면 순이익이 산출된다. 기업은 순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거나, 사내에 유보한다. 배당과 유보는 어느 하나만을 취해야 하는 .. 2020. 3. 24.
'활동가'에 대한 부채감과 그 성실상환 내일엔 오늘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 짐작컨대 모두의 보편적인 바람일 것이다. 다만 더 살기 좋은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그 모습에 다다르기 위해서 오늘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물질적으로 더 풍요로운 세상,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세상, 사회적 약자가 더 배려받는 세상,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생태주의적으로 사고하는 세상 등. 그와 같은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시장을 규제하는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고, 계층 이동의 장벽으로 기능하는 증여와 상속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또한 정부의 수입을 늘려 취약계층의 후생 수준 향상을 위한 지출에 충당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으며, 에너지 소비를 줄여.. 2020.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