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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2

인간의 조건 - 『인간실격』 감상 존중의 반의어는 부끄러움입니다. 스스로를 존중하지 못했던 요조는 부끄럼 많은 생애를 살아야 했습니다. 물론 요조의 탓만은 아니었죠. 하녀와 머슴으로부터 추악한 일을 당했지만, 요조는 그저 참았습니다. 사건을 알린다 해도 바뀌는 건 없을 것이라 지레 생각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런 극단적인 소극성은 줄지어 앉아 독상에서 식사를 하는 숨막히는 집안 분위기에서 형성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거운 분위기를 장악한 아버지는 요조에게 너무도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요조는 오바 집안의 말석에 앉는 구성원이어야 할 뿐, 요조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익살 뒤편으로 스스로를 감췄습니다. 인간의 조건은 존중입니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아야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악행을 저지른 이에게 “인간도 아.. 2018. 11. 11.
트레버에게서 읽는 관계론 - 『그의 옛 연인』 감상 윌리엄 트레버(William Trevor)의 단편집 『그의 옛 연인』 은 읽는 내내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트레버는 연인 또는 가족의 관계를 그렸고,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하나의 관계로 놓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위를 매개로 한 사회적 관계, 그리고 한 가족과 땅 사이도 관계로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삶은 관계의 연속입니다. 그러므로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곧 삶에 대한 고민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계를 시작하도록 하는 게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단연 서로 간의 호감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트레버의 이번 단편집에서는 호감으로 시작하는 건강한 관계가 없습니다. 에서 카할은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죄책감에 재봉사에게 갔습니다. 에서 캐서린과 페어는 각.. 2018. 10. 8.